내일8 2022.08.22 처방약 복용 일지 지난 주말에 싸우고 우는 일이 생겼는데 예전같으면 며칠을 울었을 일을 이제는 '약 먹었을때 진정되고 괜찮았던 기분'을 떠올리면서 가다듬으니까 금새 좋아졌고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기분만 나쁘지 옛날처럼 바닥뚫고 우울해하는 그런 건 없어졌어요 점심약을 잊고 하루 까먹은 적이 있는데 예전엔 약 못먹은날 하루종일 가슴 두근거리고 힘들었던거에 비해 이번엔 약 자체를 떠올리지 못해서 못먹은데다가 몸에도 이상이 아예 없어서 그냥 건너뛰고 저녁약을 먹고 잤어요 저는 이게 항우울제 때문에 제가 나아진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요새 악몽을 많이 꿉니다 중고등학교때 시험보는 꿈을... 제일 싫어하는데 그런 꿈을 거의 매일 꾸고 시달리면서 깨서 아침에 힘들어요 이제 우울한 증상은 많이 완화되었네요 그런데 악몽을 꾸는건 무의.. 2022. 8. 22. 2022.08.08 처방약 복용 일지 점심약 노르작캡슐10mg, 스리반정0.5mg 저녁약 명인트라조돈염산염정25mg, 스리반정0.5mg 더이상 복용일지를 꼼꼼하게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약에 익숙해졌고, 편안해졌고, 많은 것들이 좋게 바뀌었다. 내 휴가 일정 때문에 저번엔 2주치를 받아서 복용했고 의사도 2주만에 만났다. 환자분 처음 만났을때랑 다르게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많이 밝아졌네요. 눈에 총기도 돌고. 약 먹는데 힘든건 없나요. 약이 너무 약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나요. 이대로 쭉 저용량으로 가다가 점점 줄여도 괜찮을 것 같거든요. 아주 긍정적인 답을 들었다. 처음 약을 먹은지 한달이 훨씬 넘었는데 그동안 거의 매일 빼먹지 않고 잘 챙겨 먹었다. 용량이 클땐 가슴이 좀 아픈 적도 있었는데 저용량으로 바꾸고 나서는 그런건 없다. 대신에.. 2022. 8. 10. 2022.07.04 처방약 복용 일지 문득문득 우울하고요 자기 전에 울어서 저녁약을 먹었는데도 늦게 잔 적도 있어요 감정기복이 심하고 불안해요 라고 상담함 그래서 약이 또 바뀌었습니다 짜잔... 점심약이 증량되었음 점심약 노르작캡슐20mg, 스리반정0.5mg 저녁약 명인트라조돈염산염정25mg, 스리반정0.5mg 1. 4일 점심 갑자기 잠이 와서 30분 넘게 깊게 숙면했다. 일어나서 면접 다녀왔다. 아무래도 면접 결과는 꽝인듯. 그래도 불쾌한 경험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2. 4일 저녁 저녁약은 저번주랑 똑같은데 이상하게 아침에 일어날때 힘들었다.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3. 5일 점심 점심약 먹고 혹시 또 잠이 올까 싶어서 블로그에 글을 썼다. 약간의 두통이 미미하게 있음. 고통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더위를 먹은거 같기도 하고. 자.. 2022. 7. 5.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어 우울증 약을 처음 먹기 시작한 후로 이제 일주일이 지났다. 남자친구는 내가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내 말만 다다다 늘어놓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자기 말을 끝까지 듣고 대답을 해주고, 감정기복이 예전보다 덜 하고, 표정도 밝아졌다고 했다. 일주일치 약을 다 먹고서 오늘 병원을 또 가는데 처음에 힘들었던거랑 다르게 두번째는 그냥 아무생각도 부담도 없었다. 오늘은 대기실에 있는 동안 주변풍경도 좀 눈에 들어왔고 대기실에 틀어놓은 TV소리도 잘 들렸다. 집에 오면서 예전의 나를 떠올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떠오르지 않았다. 약을 먹기 전의 나는 어땠지? 남자친구는 아주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근데 그런 생각은 있다. 아니 도대체 예전의 나는... 왜 그렇게 24시간 쉼없이 부정적.. 2022. 6. 27. 2022.06.27 처방약 복용 일지 오늘(27일)은 비가 스콜처럼 쏟아붓는 날이다. 비오는 날인데도 정신과에는 사람이 많았다. 30분을 넘게 기다린 것 같다. 의사를 만나서 약이 어땠는지 말했다. 약 먹은 이후로는 생각이 엄청나게 단순해졌어요. 우울하고 슬픈 생각을 하는게 귀찮아요. 모든 생각이 단순해졌어요. 의사는 생각이 단순하면 좋은거라고 해줬다. 저녁약도 다 좋긴 한데 잠이 컨트롤이 안돼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질 못하겠어요. 그래서 저녁약을 좀 조정했다. 저번엔 스리반정 1mg였는데 점심약이랑 똑같이 0.5mg을 처방받았다. 생리통이 있을때 이부프로펜을 먹어도 되는지 물어봤다. 상관없다고 함. 산부인과에서 다낭성 증상때문에 처방약은 아니고 영양제로 이노시톨 먹으라고 했는데 우울증약이랑 같이 먹어도 되는건지 물어봤다. 처방해준 우울증약.. 2022. 6. 27. 2022.06.20 처방약 복용 일지 처음으로 간 정신과에서 처음으로 약을 처방받았다. 의사가 약에 대한 설명은 별로 해주지 않았다. 약이 어떤건지도 안알랴줌. 아마 집에서 하루종일 약이나 검색해댈까봐 그런거 같긴 하다. 나는 사소한 알러지가 몇개 있고, 유전적으로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그래서 검사에서도 건강염려증이 나왔고... 아무튼 종종 약을 먹으면서 느끼는 점들을 일지처럼 적어보려고 한다. 부작용이 있는거면 뭐가 문제인지 알아야 하니깐. 하루에 한두끼를 먹고, 밤에 잠을 잘 못잔다고 말했더니 이렇게 처방해줬다. 약의 생김새를 보고 네이버에서 무슨 약인지 찾았다. 의사들은 환자들이 이러는거 싫어할 거 같다. ㅋㅋㅋ 점심약 노르작캡슐10mg, 스리반정0.5mg 저녁약 명인트라조돈염산염정25mg, 스리반정1mg 1. 20일 점심 .. 2022. 6. 21. 나의 성공적인 정신과 데뷔를 위하여(2) 2022년 06월 20일 처음으로 정신과에 갔다. 늘 가야지 가야지 이번엔 정말로 가야지 했는데 못가다가, 그냥 어제는 나도 모르게 당연히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지도에서 가장 가까운 정신과가 어딘지 찾아보고 여자의사인지 찾아보고 후기가 어떤지 찾아보고... 버스로 2정거장 있는 곳에 위치한 정신과가 제일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화를 했다. -저희는 예약은 따로 받지 않고요. 처음 오시는거면 4시 전에 와주세요. 2시 40분에 양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매만졌다. 겁이 난다거나 떨린다거나 하는 느낌보다는... 그냥 심장이 마구 쿵쾅거렸다. 그냥 내일 아침에 갈까 했는데 남자친구가 마음 먹은 지금이 제일 쉽게 갈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해줘서 용기를 냈다. 조금 오래된 건물의 3층. 엘리베.. 2022. 6. 21. 나의 성공적인 정신과 데뷔를 위하여(1) 오랫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일이다. 트위터에서 '언젠가는 가야지'하고 쓴 것만 해도 몇년이나, 몇번이나 되었다. 그동안 여러 친구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주기도 했고, 진심어린 걱정도 해주었다. 그런데 '정신과에 가야지 하고 정말로 마음을 먹는 일'이 그렇게 쉽게되진 않았다. 핑계는 많았다. 시간이 없어, 돈이 없어, 무기력해, 정신과에 간 기록이 남으면 보험 가입하는 것도 어렵다며? 어쩌구 저쩌구... 그동안 새로운 회사에 취업을 하고, 돈을 벌고, 이사를 하고, 퇴사를 했다. 그리고 같은 일을 또 한번 더 반복을 했다. 그러면서 계속 정신은 아팠지만 계속 핑계를 붙잡고 있었다. 너는 정말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긴 하니?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게 맞긴 하니? 매일매일 토하고 싶은 것을 참으며 출근을 했다. .. 2021. 12. 23. 이전 1 다음